애국심과 헌법애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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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

 

 

헌법애국주의

 

 

헌법애국주의의 기원

 

166p 최근의 애국주의 담론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그(하버마스)의 '헌법적 애국주의'론이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립된 독일연방공화국의 자유 민주주의적 헌법에 대한 충성을 말한다. 그것은 또한 반자유주의적 전통의 독일 민족주의에 대해 반대한다. 이것은 민족에 대한 충성을 의미하지 않고 원리와 절차에 대한 충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독일의 과거 불행했던 정치적 전통을 청산하고 서방으로의 개방과 편입을 의미한다.

하버마스에 의하면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게는 민족국가가 종족적·문화적 동질성을 구축해나갔고 그것이 자유 민주주의적 제도의 필요조건을 마련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민족주의가 반민주적·반공화적으로 발전하면서 유대인 대학살을 정당화하는 주관적 종족주의로 일탈해갔다. 1871년에서 1945년까지 민족이 의미하는 것은 민족의 적을 추방함으로써 성취할 수 있는 통합과 순수성 그 자체였다. 사회민주주의자, 가톨릭 신자, 소수 민족, 유대인, 민주적 급진주의자, 좌파, 지식인들이 바로 민족의 적이었다. '헌법적 애국주의'는 바로 여기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것은 독일연방공화국 헌법에 제시되어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정치 원리에 충성을 바치는 것이다. (중략)

하버마스는 이러한 '헌법적 애국주의'가 일찍이 미국에서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무엇인가를 배제하면서 민족을 형성하려 한 독일과는 달리, 미국은 민주주의적 정치체제가 여러 민족을 포용해가면서 그 충성심을 유발함으로써 국민국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 민족주의에 대해 혐오감을 갖고 있던 한나 아렌트와 같은 독일 지식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이다. (중략)

그렇다면 미국에서 가능한 애국주의란 무엇인가? 그는 이를 '성약적 애국주의'(covenanted patriotism)라고 불렀다. 그것은 링컨의 연설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링컨은 애국주의를 미국인들이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제도를 탄생시킨 원리에 대한 헌신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자유의 원리를 제시한 독립선언서의 정신에 대한 충성이 바로 애국주의였다. 즉 미국의 애국주의는 건국의 성약에 대한 충성이며, 공화국 창건자들로부너 물려받은 유산을 지키는 것이다. 그것은 피와 종족의 지역적·원초적 동질성을 초월한다. 왜냐하면 공화국을 창건할 때 맺은 성약의 권위를 인정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형제이기 때문이다. 

 

독일에는 ‘헌법애국주의’라는 개념이 있다. 주로 철학자 하버마스가 제창해온 이 개념은 물론 ‘나라 사랑’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사상의 특이한 점은 애국심의 근거를 ‘문화적 공통유산’에 대한 맹목적인 애착에서 찾는 게 아니라, 국가의 정치체제를 규정하는 헌법의 기본이념에 대한 국민적 동의와 충성에서 찾는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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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헌법애국주의의 논리에 따르면, 오늘날 독일 사람들이 자기 나라를 사랑한다고 할 때, 그 사랑은 자기들이 만든 헌법이 훌륭하고, 그 헌법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데서 오는 자랑스러움에 기인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차원을 떠나서, 적어도 공론의 장에서는 민족주의적 요소를 암시하는 어떠한 담론도 배제한다는 것이 독일 사회의 합의된 원칙이 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 토양 위에서 헌법애국주의라는 사상이 형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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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헌법애국주의란 독일의 경계를 넘어서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가 될 만한 선진적 사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은 ‘문화적 공통유산’을 갖고 있지 않은 외래인, 이민자,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사상일 뿐만 아니라, ‘민족’이니 ‘공동체’니 하는 두루뭉술한 이름으로 온갖 사회적 차별을 은폐하고자 하는 기도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사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라스는 히틀러의 국가주의 범죄에 대한 악몽 때문에 애국주의라는 가치를 우파의 전유물로 방치한 것을 독일 좌파의 중대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자신은 독일연방공화국 헌법 정신 실현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애국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하면서 우파의 국가주의적 애국주의 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구별하기 위해 헌법애국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개념은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가 민족주의에 입각한 우파의 공격적 애국주의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유시민09] 103p

 

 

헌법애국주의와 민족주의

 

 

메모

장은주 영산대 교수(법학과·사진)가 이달 초 발간된 반년간 <시민과 세계>(참여사회연구소 펴냄)에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것-진보적 애국주의의 가능성과 필요’라는 글을 발표한 데 이어 박명림 연세대 교수, 신진욱 중앙대 교수 등도 유사한 주제의 기고와 발표문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12일 <경향신문>과 웅진지식하우스가 함께 여는 ‘공화주의’ 토론회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도 ‘애국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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