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민주주의 : 참여민주주의는 공화주의 사상에 바탕을 두었다고 할 수 있음
상호신뢰에 기반한 공동체
시민들에게 요구되는 기술은 분명 추상적 사유와 이념적 일관성이 아니다. 그보다 더 필요 불가결한 덕성은 절제력, 관용, 불일치와 모호성에 관한 대응 능력, 그리고 쟁점 사안들을 동료 시민들과 더불어 탐색하려는 의지인 것이다. (숙의 민주주의와 시민성의 의미)
불일치와 모호성에 관한 대응 능력
471p 적어도 서양의 경우 도덕성의 현 개념은 너무 직선적이고 제한적이다. 한편 현 시대는 한 가지 행동이 미치는 영향이 세계 전체에 미치고 그 파급 효과가 시스템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그런 도덕성의 개념으로는 지금의 인간 행동을 조절하는데 무리가 있다. 바로 그것이 문제다. 서양의 도덕은 십계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모두 개인적이고, 식별하기 쉬우며, 일상적인 해악을 경계하는 도덕성에 기초하고 있다. 살인, 절도, 거짓말, 간통 등은 한 사람이나 집단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가하는 행위로 누구나 쉽게 식별할 수 있다. 그런 행위는 그 책임을 묻기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그것은 “직접적인 나쁜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촘촘히 연결되는 글로벌 사회에서는 “간접적인 나쁜 행위”로 표현될 수 있는 새로운 도덕성이 존재한다. 간접적인 나쁜 행위는 그 결과가 너무도 멀리 떨어져 엉뚱하게 나타나 인과 관계를 찾을 수 없고 죄의식도 느낄 수 없으며, 집단적 책임감으로도 그런 행동을 처벌할 수 없는 경우를 가리킨다.예를 들어 보자. 현재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스포츠다목적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SUV를 운행하면 다른 승용차들에 비해 많은 휘발유가 소모된다. 그 결과 그 배기 가스로 대기 중에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공기 오염으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 교육 수준이 높은 엘리트층은 SUV와 지구 온난화 사이의 관계를 의식하겠지만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그것을 알지 못하거나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들은 텔레비전에서 기록적인 강우량, 해안 지방의 침수, 인명과 재산 피해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는 뉴스를 보겠지만 자신들이 SUV를 몰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그런 끔찍한 재난이 발생했다고 생각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중략)다른 예를 들어 보자. 유럽과 미국의 청소년 수백만 명이 나이키 같은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는다. 그들은 그 신발이 끔찍한 작업 환경 속에서 어린이들을 착취하는 베트남의 한 공장에서 만들어졌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들이 비참한 작업 환경에 대해 전해듣고 그런 신발을 구입하는 행위가 먼 나라의 어린이들이 착취당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476p 그렇다면 문제는 이것이다. 세계적이고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광대하고 포괄적인 새로운 도덕성을 우리가 어떻게 갖출 수 있을가? (그 도덕성은 ‘나 자신’과 ‘다른 사람 및 사물’사이를 잇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 다양한 외양으로 나타나는 간접적 나쁜 행위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시스템적 윤리관을 우리가 과연 확립할 수 있을까? 직접적인 이웃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소속되어 있는 지구 공동체의 관계에서 과연 우리가 도덕의 황금률을 실천할 수 있을까? 매우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글로벌 의식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A LIBERAL DECALOGUE by Bertrand Russell
자유주의자의 십계명 ― 버트런드 러셀
Perhaps the essence of the Liberal outlook could be summed up in a new decalogue, not intended to replace the old one but only to supplement it. The Ten Commandments that, as a teacher, I should wish to promulgate, might be set forth as follows
자유주의적 세계관의 정수는 새로운 십계명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인데, 이는 기존의 십계명을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고 다만 그것을 보완하고자 할뿐이다. 교사로서 내가 전하고자 하는 십계명은 다음과 같이 규정할 수 있다:
1. Do not feel absolutely certain of anything.
1. 어떤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하지 말라.
2. Do not think it worth while to proceed by concealing evidence, for the evidence is sure to come light.
2. 어떤 것을, 증거를 은폐하는 방법으로 처리해도 좋을 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지 말라. 그 증거는 반드시 백일하에 드러나니까.
3. Never try to discourage thinking for you are sure to succeed.
3. 필히 성공할 것으로 판단되는 생각을 절대로 단념하지 말라.
4. When you meet with opposition, even if it should be from your husband or your children, endeavour to overcome it by argument and not by authority, for a victory dependent upon authority is unreal and illusory.
4. 반대에 부딪힐 경우, 설사 반대자가 당신의 아내나 자식이라 하더라도, 권위가 아닌 논쟁을 통해 극복하도록 노력하라. 권위에 의존한 승리는 비실제적이고 허황된 것이기 때문이다.
5.Have no respect for the authority of others, for there are always contrary authorities to be found.
5. 다른 사람들의 권위를 존중하지 말라. 그 반대의 권위들이 항상 발견되기 마련이니까.
6. Do not use power to suppress opinions you think pernicious, for if you do the opinions will suppress you.
6. 유해하다고 생각되는 견해들을 억누르기 위해 권력을 이용하지 말라. 그렇게 하면 그 견해들이 당신을 억누를 것이다.
7. Do not fear to be eccentric in opinion, for every opinion now accepted was once eccentric.
7. 유별난 견해를 갖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지금 인정받고 있는 모든 견해들도 한때는 유별나다는 취급을 받았으니까.
8. Find more pleasure in intelligent dissent than in passive agreement, for, if you value intelligent as you should, the former implies a deeper agreement than the latter.
8. 수동적인 동의보다는 똑똑한 반대에서 더 큰 기쁨을 찾아라. 현명한 지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한 태도이며, 그렇게 할 때 똑똑한 반대에는 수동적인 동의보다 더 깊은 의미의 동의가 함축되어 있다.
9. Be scrupulously truthful, even if the truth is inconvenient, for it is more inconvenient when you try to conceal it.
9. 비록 진실 때문에 불편할지라도 철저하게 진실을 추구하라. 그것을 숨기려다 보면 더 불편해진다.
10. Do not feel envious of the happiness of those who live in a fool’s paradise, for only a fool will think that it is happiness.
10. 바보의 낙원에 사는 사람들의 행복을 부러워하지 말라. 오직 바보만이 그것을 행복으로 생각할 테니까.
Russell, Bertrand, Autobiography, New York: Routledge, 2000., pp. 553~554.
러셀 자서전, (하), 송은경 옮김, 서울: 사회평론, 2003., pp. 286~287.
“a political system marked not only by free and fair elections but also by rule of law, a separation of powers, and the protection of basic liberties of speech, assembly, religion and property.”[1]
이런 말이 학술적으로 정립이 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원문을 읽어보면 헌법상의 제도와 권리가 실제 현실에서는 작용하지 않은 것을 지적한 듯 합니다.(by 노마드)
시민민주주의의 이론적 토대와 관련 서적을 알려주시면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시민민주주의든, 참여민주주의든, 결국 공화주의로 귀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직은 중간 결론이긴 하지만 그동안의 학습과 모색의 결과로는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 노트에 <제도와 문화>에 대해서 조금씩 쓰기 시작했는데요. 결국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핵심 가치라면, <공화주의>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개념인 듯 합니다.
제도로서, 즉 헌법상 규정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삶의 양식으로, 즉 관습이나 문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민적 덕성을 강조하는 공화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간과한 채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다보니 자유주의의 공간만 넓어지는 현상이 생긴 것이지요. 샌델이 문제제기를 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기도 하구요.
자유주의의 확장은 진보와 보수 양쪽 모두에서 진행됩니다. 보수는 시장만능주의의 신자유주의로, 진보는 정치사회적 자유에 관하여는 거의 무제한의 자유를 외치는 상황이 그것입니다. 서로 유리한 쪽에서만 무제한의 자유를 외치면서, 각 진영이 싫어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자유의 제한을 외치는 것도 동일합니다. 즉 진보는 시장의 자유에 제한을 외치고, 보수는 정치적 자유에 제한을 외칩니다.
결국 제도와 문화가 일치하지 않는데서 민주주의의 확장은 자유주의의 확장으로만 전개되었고, 이는 되려 민주주의의 후퇴로 이어지고, 한편에서는 정치의 과잉(이익집단의 발호),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의 혐오나 무관심(개별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 개인주의로 후퇴)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유시민이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말했던 것도 결국 공화주의로 설명을 하면 가능할 것 같고, 유시민이 말하는 <진보 자유주의>라는 것도 결국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균형잡기>를 통해 <자유주의에서 약한 공화주의>를 향하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특히 <시민적 덕성>을 강조하는 공화주의 사상은 제도로서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삶의 양식, 즉 문화로 승화되게끔 해주는 연결고리가 아닌가 합니다. 그랬을 때에 비로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공적 영역이 사적 이익에 침해당하는 상황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죠. 시민적 덕성은 대화와 타협, 자율과 책임 등의 가치를 말하는 데, 이는 제도나 규범으로 정해놓을 수 없는 추상적 가치이며, 삶의 양식입니다. 이런 것들이 개별적 인간들의 습관으로, 그리고 집단의 관습으로, 그리고 다시 공동체의 문화로 승화되었을 때 제도로 구축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삶 속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된다는 것이죠. 프랑스 혁명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과잉, 그로 인한 혼란을 경험한 토크빌이 미국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지점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2회독을 하면서 집중적으로 읽었던 <정의란 무엇인가>, <왜 도덕인가>가 결정적으로 흩어져 있던 생각의 조각들을 하나로 꿰어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시민민주주의,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해답도 어렴풋이 찾은 듯 하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온갖 논쟁도 수미일관하게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실마리를 얻어냈습니다. 핵심 키워드가 바로 <공화주의와 시민적 덕성>, <제도와 문화 혹은 관습>,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법치주의>입니다.
관련 항목 : 노마드의 노트 공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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