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과 공화주의

이 항목의 스프링노트 원문주소

 

 

개요

 

단어의 기원

하지만 공화국이란 무엇입니까? 원래 이 낱말은 로마인들이 나라를 가리켜 부른 이름입니다. 라틴어로는 레스 푸블리카(res publica)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는 ‘공공적인 것’(public thing)을 뜻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푸블리카라는 형용사는 포풀루스(populus), 즉 인민(people)이라는 명사에서 만들어진 낱말입니다. 그래서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는 레스 푸블리카를 레스 포풀리(res populi)라고 풀이했는데, 이 말은 ‘인민의 것’(people’s thing)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인민이란 계급적인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니고 나라 구성원 전체로서 겨레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니, 나라가 특정한 집단이 아니라 ‘모두의 것’일 때 그것은 참된 공화국인 것입니다.

 

키케로는 공화국을 처음 고전적으로 정의한 사람인데 그에 따르면 인민이란 “합의된 법과 공공 이익에 의해 결속된 다중의 공동체”인 바, 나라가 그런 인민 모두의 것이요, 모두를 위한 것일 때 그것은 공화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법치와 공공성이야말로 공화국의 기준이라는 뜻이지요.

(...)

원래 공화국의 반대말은 레스 프리바타(res privata)입니다. 말 그대로 ‘사사로운 것’(private thing)이라는 뜻이지요. 여기서 사적인 것이 무엇이냐면 집안일입니다. 그런데 로마인들이 말하는 집안일은 바로 돈 버는 일, 곧 경제였습니다. 영어에서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란 말은 원래 그리스말로 가정관리를 뜻하는 오이코노미아(oikonomia)를 그냥 영어로 쓴 말인데, 그리스인들에게서도 역시 집안일은 돈 버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리스인들이나 로마인들은 오이코노미아라고 하든 레스 프리바타라고 하든 돈 버는 일을 사사로운 집안일로 보고, 나랏일과 엄격하게 구별했는데, 이는 돈이 절대로 공공적인 가치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핵심요소

 

 

한국에서의 수용

이후 대한제국의 몰락, 한일병합, 3·1운동을 거치며 급속히 성장한 공화주의 의식과 운동은 마침내 1919년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지요. ‘대한’과 ‘민국’, 당시의 최초 결합은 지금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때 비로소 ‘민주공화’라는 말이 처음 헌법 제1조로 등장합니다. 90년 전 1919년 4월11일 제정된 대한민국 임시헌장에서였습니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 흥미롭게도 3·1운동의 해에 대한민국과 민주공화라는 말이 동시에 헌법에 등장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한말 이래의 근대국가 건설운동, 특히 당시 아시아 최대의 공화주의 민중운동이었던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등장한 최초의 근대적 공화정부였지요. 

 

첫 등장 이래 헌법1조는 바뀐 적이 없습니다. 2차개헌(1925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 3차개헌(1927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권은 인민에게 있다”, 5차개헌(1944년):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제4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인민전체에게 있음”. 1919년 9월 1차개헌에서는 제2조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한인민 전체에게 재함”이 추가되었지요. 촛불 때 부른 현행 헌법1조(1·2항)의 원형은 건국 훨씬 이전에 등장했던 것이지요. 그만큼 대한민국의 정신·원칙·비전의 고갱이가 오롯이 들어 있는 조항입니다. 놀랍게도 1919년 대한민국 임시헌장과 1948년 대한민국 헌법은 헌법정신은 물론 헌법의 구성·편제·순서까지도 거의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유사성은 현행 헌법까지 이어집니다. 미군점령하에서 만들어졌음에도 건국헌법에 미국의 영향이 거의 없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박명림090208]

 

아리스토텔레스의 혼합정

 

로마의 공화정

 

 

몽테스키외의 공화정

 

매디슨의 공화주의

 

현대 미국의 공화주의

 

참여정부와 공화주의

 

메모

공화국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운용, 유지되는가? 간단하게 말해 공화국이란 사회적 갈등이 제도 정치의 영역에서 말과 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 체제가 아닌가? 말로 하자는 것, 제도권의 영역에서 말로 타협하여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체제, 그것이 바로 공화국이다. 그래서 공화주의자 안에는 사회주의자도 있고, 자유주의자도 있고, 보수주의자들도 있을 수 있다. 공화주의는 철저하게 제도의 운용에 대한 형식적 문제이지 정책 내용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현재는 ‘현대 공화주의의의 마키아벨리적 순간’이다. 민주화 이후 시민들의 기대와 반대로 국정불안과 혼돈이 반복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모색이 치열해지는 시기가 바로 ‘마키아벨리적 순간’이다. 로마 공화정의 황금기였던 포에니전쟁을 전후한 고전 공화주의, 단테의 표현대로 신음하는 환자처럼 국정불안의 와중에 있었던 피렌체와 가스파로 콘타리니가 자랑스러워한 베네치아의 근대 공화주의, 그리고 17·18세기 대서양 양안에서 영국 청교도혁명과 미국 독립혁명기에 등장한 또 다른 근대 공화주의가 대표적인 마키아벨리적 순간이다. 민주화 이후 20년, 대한민국은 현대 공화주의의 가능성을 묻고 있다.


 

우리 헌법은 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규정하면서 정체의 성격을 밝히고 그 정당성을 천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일찍이 매디슨이 미국의 정체를 규정하기 위해 불러들였던 “공화정”이란 말이나, 알렉산더 해밀턴이 최초로 명시적으로 사용했던 “민주공화국”이라는 말은 민주주의와 구별되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의미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여러 국가들이 규정하듯, 한국의 정체는 그저 단순히 민주주의국가라고 규정할 수도 있고, 매디슨과 해밀턴이 강조했고 또 프랑스에서처럼 공화주의의 이념적 표현으로서 공화정이라고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헌법의 저자가 어떤 의미로 한국국가를 민주주의국가나 공화정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고 불렀는지를 알지 못한다. 지금도 한국민의 대다수는 공화정이라는 의미를 잘 모르고 있다. 분단국가의 정치적 조건에서 왜 공화주의적 권력분립,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필요했는지, 또는 그것이 매디슨적 민주주의의 이념과 제도를 따른 것이라고 한다면 왜 단원제를 택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관련된 항목들

 

 

관련 키워드

 

 

참고할만한 자료

 

 

관련링크 및 웹페이지

 

 

 

관련기사

 

 

블로그

 

 

 

관련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