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와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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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메모

 

영어에서 리버럴(liberal)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인 형용사로서 변화에 대해 개방적이고 차이에 대해 관용적이며 약자에 대해 너그러운 태도를 뜻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따라서 자유주의 역시 기본적으로 무언가에 대해 개방적이며 관용적이며 너그러운 태도를 함축한다. 개방과 관용의 영역 및 방향에 따라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자유주의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다.


경제적 자유주의란 전형적인 시장주의경제이론을 말한다. 시장의 자유경쟁이 단기적으로는 시행착오라는 낭비를 낳지만, 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자원배분으로 이어진다는 믿음 아래 정부나 사회 권력에 의한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복지국가의 이념까지도 사회주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미제스나 하이에크 등,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자, 로버트 노직과 같은 자유지상주의자, 그리고 정책적으로는 영국 보수당이나 미국 공화당의 입장에 가깝다.


정치적 자유주의란 개인의 권리를 중요시하고, 표현과 반대의 자유를 신봉하는 태도를 말한다. 사유재산제도와 기득권을 인정하지만, 정치적 경쟁을 통해서 합법적인 수단으로 헌정질서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수용한다. 따라서 사회주의 정당의 활동도 자유롭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고, 사회주의 정당의 집권도 개인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는다면 자유주의의 틀 안에 속한다고 본다.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적 자유주의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치적, 사법적, 경제적, 사회적 평등을 향해 개방적인 태도를 말한다. 빈곤으로 말미암아 생활환경에 제약이 가해짐으로써 기회 자체가 불평등해질 수 있는 여지를 인정하는 것이다. 토마스 힐 그린, 레너드 홉하우스 등 자유당 좌파들이 원조에 해당하고, 존 메이나드 케인스나 윌리엄 베버리지 등 20세기초 영국 노동당 정부의 복지국가 모형을 마련한 사람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미국 민주당은 영국 노동당 만큼은 아니지만 대체로 사회적 자유주의의 입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문화적 자유주의란 '60년대의 히피와 같은 반문화, 동성애자나 소수 종족집단과 같은 문화적 소수자 등도 주류 사회와 마찬가지로 동등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형제에 반대하고, 온갖 형태의 생태주의 공동체를 실천하며, 전통적인 가족형태나 성역할이 표준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모든 종류의 개인적 신조를 양심과 종교의 이름으로 보호해줘야 한다는 입장 등이 여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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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과 의미가 다양한 것은 사회주의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영어 위키피디아(Wikipedia)만 봐도, 아프리카 사회주의, 아랍 사회주의 등 민족적 변형을 포함해서, 민주사회주의, 녹색사회주의, 길드사회주의, 자유지상주의적 사회주의, 시장사회주의, 혁명적 사회주의, 유토피아적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적 무정부주의, 사회민주주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등의 갈래들을 열거해 놓았다.


여기서 이런 갈래들을 일일이 설명하고, 또 갈래들 사이의 관계를 해명할 수는 없다. 단, 이와 같은 다양성을 직시함으로써 사회주의라는 것이 어떤 하나의 단일한 교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지리적 시간적 정치적 환경의 다양한 맥락에 따라서 무한한 변형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용어라는 사실을 우리사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닫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사회주의와 자유주의를 각각 단일목표를 지향하면서 서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 이념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언제든 시의에 따라서 접합과 동맹이 가능한 지향성으로 이해하는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기를 바란다.


사회주의 가운데 자유주의와 합치하기 어려운 경우는 자본주의를 타도대상으로 보는 형태와 국가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직접 개입하려는 형태뿐이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권리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예컨대 살인마라고 할지라도 체포나 사법처리과정에서 인권을 누려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개인들의 이기적인 행태를 단지 이기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에 이기심이든 이타심이든 동기는 여하간에, 행동의 결과가 형법에 어긋난다면 처벌대상이다. 그러므로 자유주의 체제는 자본가들의 탐욕 자체를 문제시하기보다는, 탐욕을 추구하는 행동방식에 일정한 한도를 설정해 둔 다음 한도를 넘는 경우만을 규제한다.


반면에 혁명적 사회주의는 자본주의 자체를 무너뜨리고 완전히 새로운 체제를 건설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 시각에서는 자유주의가 자본주의나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타도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물론 자유주의 체제는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에게도 표현의 자유를 용인하고, 그들이 혁명이론을 선전한다는 이유만으로 박해를 가하지는 않는다. 다만 예컨대 어떤 무력이나 암살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정부전복을 기도한다면 당연히 처벌대상이 된다. 단적인 예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온상인 영국의 런던에서 살면서 『자본』을 저술할 수 있었다. 영국 사회가 그를 특별히 도와주지도 않았지만 특별히 박해하지도 않았다.


개인생활의 어떤 부문이라도 국가가 필요하다면 간섭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 즉 줄여서 국가사회주의라고 종종 불리는 발상 역시 자유주의와는 근본적으로 충돌한다. 자유주의는 어떤 공공목적이나 국가의 필요를 명분으로 삼더라도 결코 침범해서는 안 될 개인 사생활의 영역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단, 위와 마찬가지로 자유주의 체제는 국가사회주의에게도 표현의 기회는 부여한다. 반면에 국가사회주의 체제에서라면 자유주의에 입각한 주장마저 봉쇄되기가 쉽다. 영어에서는 이런 형태를 보통 State Socialism이라고 부르는데, 히틀러의 것만은 National Socialism이라고 부른다. 히틀러가 Nationalsozialist를 자칭했기 때문이다. 나치(Nazi)란 이를 줄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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