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역동적 복지국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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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제도를 통하지 않고서는 복지 국가를 구현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이것은 아주 큰 약점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처럼 한국에서 복지 국가를 구현하려는 이들이 더 심사숙고해야할 대목이 이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대학 교수

 

"책(진보집권 플랜, 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 리얼 진보, 진보와 보수 미래를 논하다)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철학, 정책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철학, 정책을 구현하려면 집권을 해야 하고, 집권을 하려면 선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네 권의 책에는 그런 얘기는 간단히 언급한다. 마치 좋은 철학, 정책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집권할 수 있는 듯한 모습이다. 방금 최태욱 교수가 정치, 제도 얘기의 공백을 얘기했는데, 사실은 정당 구조, 선거 제도, 공천 시스템, 지구당 부활 더 나아가서는 이런 변화의 계기가 될 개헌 이런 것에 대한 논의가 훨씬 중요하다. 그런데 네 권 모두 다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 이런 논쟁을 주도하는 이들이 정치인이 아닌 지식인, 시민운동가여서 그런 걸까?" -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출처 : 2010.12/3 프레시안 김대중-노무현처럼 하다가는 38선 절대로 못넘는다)

 

"나는 비관적이다. 민주당이 방금 최 교수가 조언한 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증세를 말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가령 무상 급식을 찬성하던 시민도, 세금을 더 내서 공공 임대 주택을 늘린다는 정책에 선뜻 동의하기 쉽지 않다. 재원을 마련하려면 흔히 얘기하는 부유세 즉 자산세를 걷어야 하는데, 중산층은 대부분 예금,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뜻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중산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일시적인 대중의 반감을 무릅쓰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을까? 대다수 민주당 의원은 그럴 의지가 없다. 거기다 진보·개혁 세력 안에는 여전히 시장을 통한 복지에 미련을 가진 이들이 많다. 서비스 산업화를 여전히 주장하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씨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공립 보육원을 더 짓기보다는 시장에서 사립 보육원들이 경쟁하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결국 보편 복지보다는 시장 복지를 지지할 테고, 그건 한나라당과 똑같다. 결국 대선에서 설사 복지가 쟁점이 되더라도 한나라당, 민주당, 국민참여당이 주도하는 식이라면 말잔치만 벌이면서, 실제로는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시장 복지-선별 복지만 강화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된다." - 정태인 정치바로 소장, 위의 프레시안 기사에서

 

"보편적 복지 국가의 건설에 관한 것이라면, 사실은 나도 비관적이다. 아주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복지 국가가 만들어지려면 복지 세력이 있어야 한다. 복지 국가를 원하는 시민과 복지 국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지키려는 정치 세력이 있어야 한다. 이들이 복지 동맹을 형성하고 버틸 때, 복지 국가가 가능하다....(중략)...친 복지 세력이 형성되어야 하고, 시민사회에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도 필요하다. 유럽의 복지 국가 같은 경우에는 강력한 노동조합이 그런 역할을 했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그런 친 복지 세력이 될 수 있는 이들이 비정규직, 자영업자다. 현재 정규직, 비정규직, 자영업자가 3분의 1씩 차지한다. 그런데 정규직 노동자는 복지 국가에 대한 바람이 덜 할 것이다. 그들은 기업 복지도 어느 정도 돼 있는데다가, 시장 복지에 접근할 만한 여력이 되니까. 그런데 비정규직, 자영업자는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장 복지에 접근할 만한 여력도 없다. 그들이야말로 복지 국가로부터 가장 수혜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조직이 없다. 이런 비정규직, 자영업자의 조직화가 시급하고, 더 나아가 이들의 정치 세력화가 필요하다." - 최태욱 한림대 국제대학원대학 교수, 위의 프레시안 기사에서

 

"복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이다.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40대가 재원 부담을 염두에 두고 복지에 소극적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니까. 그렇다면, 오히려 성장을 통해서 재원을 마련해 복지를 확충하겠다는 한나라당과 같은 보수의 주장이 진보·개혁 세력의 얘기보다 더 대중에게 호소력이 있을 수도 있다. 진보·개혁 세력이 40대에게 호소력이 있는 정교한 재원 마련 방안을 마련하고 복지를 주장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복지에 대한 강조가 자충수가 될 수도 있고." -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성민 대표의 지적에 동의하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다. 한나라당이라도 복지에 앞장서는 것도 좋은 일 아닌가? 물론 그들은 정태인 소장이 지적한 대로 시장에 기반을 둔 보편 복지가 아닌 선별 복지를 주장할 것이다. 그래도 그들이 앞장서서 복지가 확충되면 그 만큼 많은 사람이 복지의 맛을 볼 수 있다." - 최태욱 교수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복지 확충이라는 제도적 성과로 이어진다면 그 역시 정책의 진보 아닐까?" - 박성민 대표

 

연 1백만원 미만의 본인부담금으로 모든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첫째, 이 금액의 기준은 2008년도 전체 의료비용 41.1조원(건강보험 25.6조원, 본인부담금 15.6조원)이다. 그러나 전체 의료비용은 2006년 32.6조원, 2007년 37.1조원, 2008년 41.1조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비용 증가의 주범은 급속한 고령화와 노령 인구의 증가이다...(중략)...현재 수준으로도 매년 4조원씩 증가하는데, 3년이면 이 의료보험 재정 증액 효과를 단번에 상쇄하고도 남는다. 두 번째, 포괄수가제(DRG)를 도입하게 된다면 적어도 소요 비용을 제대로 보전해주어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는 다른 포함될 다른 서비스와 더불어 늘어난 보험재정을 순식간에 잡아먹게 될 것이다. 세 번째, 그래서 <하나로>는 “건강보험이 질병 치료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대부분 보장하게 되면, 입원기간과 각종 서비스 이용을 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며, 그래서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적 관리”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의료 행위를 제한하고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즉, 특정 질병에 대해서는 특정 검사, 특정 치료, 특정 입원기간만을 허용하지 않으면 달성하기 힘들다. 이는 실제 의료 현장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어느 환자도 “표준 환자”처럼 아프고, 치료받고, 입원하지 않는다....(중략)...의사들이 건강보험 하나로를 무력화시키기란 매우 쉽다. 즉, 모든 것을 규정대로 하면 된다. 그러면 환자와 보호자들이 알아서 싸워줄 것이다. 네 번째, <하나로>는 건강보험공단 자체의 비효율성과 특권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이렇게 보험재정이 늘면 가장 큰 수혜자는 건강보험공단일 것이다...(중략)...재정의 규모가 늘어나면, 이들은 그 핑계로 직원을 늘릴 것이고, 이들은 다시 더욱 공고한 이해집단이 될 것이다. 다섯 번째, <하나로>는 또 “일차의료의 강화와 의료전달체계 확립, 공공의료의 확충,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성 강화를 통해 의료공급체계를 공공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전에 우리나라 공공 영역의 모럴해저드가 없어져야 한다. 한번 공공 영역에 진입하면 이건 철밥통을 끌어안는 것이다.

 

제발 우리 정직해지자. 월 1만1천원으로 모든 의료문제가 해결된다면, 왜 여태 이러고 살았을까?...(중략)...1만1천원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하나로>의 주장은 나에게는 월 9천9백원으로 암 걱정에서 벗어나자는 민간의료보험사의 광고와 별로 다를 게 없이 들린다. 진정성과 실현 가능성이 있으려면 이러한 문제를 정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결코 이루어지지 못할 제도이다. 단지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한 솔깃한 선전으로 이를 사용한다면, 진보진영의 지적, 도덕적 신뢰성에도 장기적으로는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 권복규 이화여대 의대 교수, 사회디자인연구소, 201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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